마술이 장님 소녀를 눈뜨게 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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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친구 휘트는  프로 마술사이다. 그는 로스엔젤레스의 한  레스토랑에 고

용되고 있었다. 어, 매일 저녁 손님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테이블을 돌면서

우스갯짓을 하거나 테이블 가까이서 마술을 펼쳐보이는 일을 하

 어느 날 저녁 그는 한  가족에게로 다가가 자신을 소개한 뒤 카드 한 벌을

꺼내어 마술 시범을  보이기 시작했다. 휘트는 가족 중의 한  소녀에게 카드

를 한 장 뽑으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소녀의 아버지가  자기 딸 로라는 장님

이라고 설명했다.

 휘트가 말했다.

 "그건 상관없습니다. 로라만 좋다면 저는 어쨌든  이 마술을 계속해 보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서 휘트는 소녀에게 몸을 돌리고 말했다.

 "로라, 내가 마술을 해 보려고 하는데 네가 좀 도와 줄 수 있겠니?"

 약간 부끄럼을 타면서 로라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대답했다.

 "네, 좋아요."

 휘트는 소녀를 마주보며 테이블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는 소녀를 쳐다보

며 말했다.

 "내가 지금 카드 한  장을 뽑아들겠다, 로라. 카드는 검은색 아니면 빨간색

중 하나가 될  거야. 이제부터 넌 너의  영적인 힘을 사용해서 내가  뽑아든

카드가 빨간색과 검은색 중 어느 것인지 알아맞추는 거다, 잘 알아듣겠니?"

 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휘트는 카드 중에서 검은색 카드 킹을 뽑아들고 물었다.

 "자, 로라. 이것이 빨간색 카드인지 검은색 카드인지 알아맞춰 보겠니?"

 잠시 후 장님 소녀는 대답했다.

 "검은색이에요."

 소녀의 가족은 모두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휘트는 다시 빨간색 하

트7을 뽑아들고 물었다.

 "이번에 빨간색일까, 검은색일까?"

 로라가 말했다.

 "빨간색이에요."

 이번에도 로라는 알아맞췄다. 그러자 휘트는 세  번째로 빨간색 다이아몬드

3을 뽑아들었다.       "이것은 빨간색일까, 검음색일까?"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로라가 대답했다.

 "빨간색이요!"

 소녀의 가족은 점점 더 흥분해서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휘트는 카드 석

장을 더 시험했다.  그럴 때마다 로라는 정확히 답을  맞췄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여섯  장의 카드를 한 장도 틀리지  않고 모두 맞춘 것이다!

소녀의 가족은 소녀가 가진 능력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일곱 번째에 이르러 휘트는 하트 5를 뽑아들고 물었다.

 "자, 로라. 이번에는 이 카드와 숫자와 종류를 알아맞춰 보겠니? 이것이 하

트일까, 다이아몬드일까, 클럽일까, 아니면 스페이드일까?"

 잠시 후 로라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카드는 하트 5예요."

 소녀의 가족은 모두 숨이 막혔다. 다들 놀라서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녀의 아버지는 휘트에게 지금 어떤 종류의  속임수를 쓰고있는지, 아니면

정말로 마술인지를 물었다.

 휘트가 대답했다.

 "댁의 따님에게 직접 물어 보시죠."

 아버지가 물었다.

 "로라,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니?"

 로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건 마술이에요."

 휘트는 그 가족과 악수를 하고  나서 로라와 한 번 포옹을 한 뒤에 자신의

명함을 건네 주고 그  자리를 떠났다. 두말 할 필요없이 휘트는 이  가족 모

두에게 결코 잊지 못할 마술적인 순간을 선물한 것이다.

 물론 의문은 남아 있다. 어떻게 로라는 카드의  색깔을 알아맞췄을까? 휘트

는 레스토랑에서 그 가족을 만나기  전에는 한 번도 그녀를 만난 적이 없었

다. 따라서  사전에 미리 어느  카드가 빨간색이고 어느 카드가  검은색인지

알려 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로라는 장님이었기 때문에 앞에  있는 카드의

색깔과 종류를 분간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일일까?

 휘트는 평생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한 이 기저을 아무도 모르는 비밀 신호와

순간적인 재치로서 해낼  수 있었다. 마술 경력을 쌓던 초기에  휘트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단지  발의 신호를 이용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을 터득했다. 그는 그날 레스토랑에서의 그  만남이 있기 전까

지만 해도 자신이 배운 기술을 사용할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

 로라의 맞은편에 앉으면서 휘트는 말했다.

 "내가 지금 카드 한 장을 뽑아 들겠다, 로라. 카드는 검은색 아니면 빨간색

일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휘트는  발을 이용해 테이블 아래로  로라의 발을 건드렸

다. 빨간색을 말할 때는 한  번, 그리고 검은색을 말할 때는 두 번을 건드렸

다.

 로라가 이해했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휘트는 그 비밀  신호를 다시 반복했

다.

 "이제부터 넌 너의 영적인  힘을 사용해서 내가 뽑아든 카드가 빨간색인지

(한 번 건드리고 ) 검은색인지(두 번 건드리면서) 알아맞추는  거다. 잘 알아

듣겠니?"

 로라가 알았다고 대답했을  때 휘트는 그녀가 둘만의  신호를 잘 이해하고

기꺼이 이 놀이에  참여할 마음이 있음을 알았다. 소녀의 가족은  휘트가 그

녀에게 "잘 알아들었니?" 하고  재차 확인했을 때 그것을 그냥 말뜻 그대로

만 이해했다.

 그럼 하트 5인 경우는 어떻게 전달할 수  있었을까? 간단하다. 휘트는 그것

이 5라는 걸 알리기 위해 로라의 발을 다섯  번 건드렸다. 그리고 그 카드가

하트인지, 스페이드인지,  클럽인지, 아니면  다이아몬드인지를 물으면서 '하

트' 를 말할 때 그녀의 발을 건드림으로써 정보를 알려 주었다.

 그러나 마술은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오히려 진정한  마술은 그것이

로라 자신에게 미친 영향이었다. 이 사건은 짧은  순간이지만 그녀를 빛나는

존재로 만들어  주었고, 가족 모두의  앞에서 자신을 특별한 사람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일로 인해 그녀는 일약 그 집안의 스타가 되었다. 로

라의 가족은 자신들의  모든 친구들에게 로라가 펼쳐 보인 그  놀라운 '영적

체험' 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몇 달 뒤, 휘트는 로라로부터 소포 하나를 받았다. 꾸러

미 안에는 브라유식 점자(프랑스 사람 루이 브라유가 고안한  점자) 카드 한

벌과 편지 한 통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서 그녀는 아직도 그 순간의  감동과 흥분을 잊지 않고 있다고 전했

다. 그리고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느끼게 해 준 것과, 몇 순간이라도 그녀에

게 시력을 되찾아  준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녀는 식구들

이 계속해서 묻고 있지만  아직 누구에게도 자신이 어떤 트릭을 사용했는지

말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그가 앞 못 보는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마술을 펼쳐 보일 수 있도록  여기에 점자 카드 한 벌을 동봉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 마이클 제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