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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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노인이 날마다 집 앞 흔들의자에 앉아 있었다.

  의자의 팔걸이를 꼭 붙든 채로, 노인은 자신의 두 눈으로 하나님을 목격하기

전에는 절대로 그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어느 화창한 봄날 오후, 노인은 의자에 앉아 하나님을 발견하려는 열망을 갖고

앞뒤로 몸을 흔들고 있다가 문득 길 건너편에서 놀고 있는 한 소녀 아이가 눈에

띄었다. 그때 소녀 아이가 갖고 놀던 공이 노인의 집 마당으로 굴러 들어왔다.

아이는 공을 집으러 달려왔다

  공을 집어들고 나서 소녀는 노인을 보고 말했다.

  "할아버지, 날마다 흔들의자에 나와 앉아 계시면서 사방을 두리번거리시는데,

도대체 무엇을 찾고 계시는 거예요?

  노인이 대답했다.

  "아, 그건, 네가 아직 너무 어리기 때문에 설명을 해도 이해할 수가 없단다 "

  아이가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엄마는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면 그것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구요 엄마는 항상 '예쁜

리찌는 언제나 자신의 생각을 나눠 갖는데요.' 하고 말하죠. '어서 생각을 나눠

봐요.' 하고 엄마는 언제나 말하죠."

  노인이 투덜거렸다.

  "아 귀여운 리찌야, 그런데 네가 날 도울 수 있을 것 같진 않구나."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전 가만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거예요."

  "알았다, 리찌야 말해 주마. 난 지금 하나님을 찾고 있단다."

  리찌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

  "날마다 흔들의자에 앉아서 앞뒤로 몸을 흔들면서 하나님을 찾고 있다구요? 그

말씀 정말이세요?

  노인이 말했다.

  "그렇단다. 난 죽기 전에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 할 필요가 있다.

어떤 증거라도 발견해야만 하는데, 아직 한 개의 증거도 찾지 못했어."

  "증거라구요? 증거라고 하셨어요?

  노인의 말에 완전히 혼란을 느낀 리찌가 말했다.

  "할아버지, 하나님께선요, 할아버지가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할아버지에게 증거를 주고 있는 거예요. 할아버지가 새로 핀 꽃들의 향기를 맡을

때도 그 증거를 주고 계시죠. 할아버지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릴 들을 때두요. 또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태어날 때도 마찬가지예요. 할아버지가 웃을 때나 울

때나, 눈에서 굴러 떨어지는 눈물을 느낄 때도, 하나님은 할아버지에게 증거를

주고 계신 거예요. 할아버지의 가슴이 누군가를 껴안고 사랑할 때 그것이 바로

증거예요. 하나님은 바람 속에서, 무지개 속에서 계절이 바뀌는 것 속에서

할아버지에게 증거를 주고 계세요. 사방에 모든 증거가 있는데 할아버진 그것을

믿지 않으시는군요. 할아버지, 하나님은 할아버지 안에도 계시고 제 안에도

계세요. 하나님을 찾으려고 할 필요가 없어요. 하나님은 언제나 이곳에

계시니까요."

  한 손을 엉덩이에 얹고 다른 한 손으로는 공중을 가리키면서 리찌는 말했다.

  "엄마는 말씀하셨어요. '리찌야, 네가 만일 어떤 거창한 것을 찾으려고 한다면

넌 이미 눈을 감은 거나 마찬가지야. 왜냐하면 가장 단순한 것들을 보는 것이

하나님을 보는 것이고, 모든 것들 속에서 생명을 보는 것이 곧 하나님을 보는

것이니까.'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노인이 말했다.

  "리찌야, 넌 정말 똑똑하구나. 하나님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구. 하지만

네가 방금 말한 것들 만으론 충분치 않아"

  리찌는 노인에게로 다가가 자신의 어린 손을 노인의 가슴에 대고 그의 귀에다

부드럽게 말했다.

  "할아버지, 그것은 여기 이 가슴속에서 나오는 것이지 저곳에서 오는 게

아녜요. 할아버지의 가슴속에서, 할아버지 자신의 거울 속에서 그것을 찾으세요.

그러면 할아버지도 많은 증거들을 보게 될 거예요."

  리찌는 길을 건너 돌아가다 말고 노인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몸을 굽혀 길가에 핀 꽃의 냄새를 맡고는 소리쳤다.

  "엄마는 항상 말씀하셨어요. '리찌야, 만일 네가 어떤 거창한 것을 찾는다면

넌 이미 네 눈을 감은 거야 ' 라고 말예요."

  디 디 로빈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