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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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가 많으신 엄마 덕분에 난 죽음에 대해 아무런 두려움도 갖고 있지

않았다. 엄마는 내 가장 가까운 친구였고,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셨다.

나와 헤어질 때마다 엄마는 밤에 잠자리에 들 때 하는 인사든 아니면 밖에

외출할 때 하는 인사든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침에 만나자."

엄마는 그 약속을 한번도 어기지 않으셨다.

나의 할아버지는 목사이셨다. 그래서 신도들 중 누군가 세상을 떠나면

관속에 넣어지고 꽃으로 장식된 시신이 목사 사택에 안치되곤 했다.

엄마는 그때 무척 어렸었다. 아홉살 먹은 여자아이에게 그것은 더없이

무서운 경험이었다.

하루는 할아버지가 엄마를 데리고 사택 안으로 들어갔다. 사택 안에는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최근에 죽은 허드슨 씨의 관이 놓여 있었다.

할아버지는 엄마를 벽 쪽으로 데려가 벽에 손을 대 고 감촉을 느껴 보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할아버지는 물으셨다.

"어떤 감촉이니, 바비?

엄마가 대답했다.

"음, 딱딱하고 차가워요

할아버지는 이번에는 엄마를 데리고 시신이 놓여 있는 관으로 데리고 가서

말했다.

"바비야, 난 지금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시킬 것이다. 하지만

네가 두려움을 무릅쓰고 그 일을 할 수만 있다면 넌 다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거다. 자, 손을 들어 여기 관속에 누워 있는 허드슨

씨의 얼굴을 한번 만져 보거라."

엄마는 할아버지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신뢰했기 때문에 할아버지의

지시대로 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가 물으셨다.

"자, 어떠냐? 무슨 느낌이지?

엄마가 대답했다.

"벽을 만질 때와 똑같은 느낌이에요. 아버지."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맞다. 이 시신은 허드슨 씨가 살던 옛 집과 같은 것이지. 지금 우리의

친구 허드슨 씨는 그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단다. 바비야,

누군가 살다가 떠난 집을 두려워할 이유란 아무 것도 없단다."

이 교훈은 깊이 뿌리를 내렸고 엄마의 전 생애에 걸쳐 더욱 풍성해졌다.

엄마는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으셨다. 우리를 떠나기 8시간 전 엄마는

무척 예외적인 부탁을 했다. 우리가 눈물을 참으면서 임종의 자리에

둘러서 있는 동안 엄마가 말씀하셨다.

"내 무덤에는 어떤 꽃도 가져오지 말아라. 왜냐하면 난 그곳에 없을

테니까. 이 육체를 떠나면 난 곧장 유럽으로 날아갈 거다. 너희 아버지는

날 한번도 유럽에 데려가질 않으셨어. "병실에선 웃음이 터져나왔고, 그날

밤 우리는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우리가 키스를 하고 굿나잇 인사를 할 때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씀하셨다.

"아침에 만나자."

그러나 이튿날 아침 6시 15분에 나는 의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엄마가

이미 유럽으로 날아가셨다는 것이었다.

이틀 뒤 우리는 부모님이 사시던 아파트에 들러 엄마의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엄마가 쓰신 매우 많은 분량의 글들을 발견했다. 그 글들이

담긴 봉투를 여는 순간 종이 한 장이 바닥에 떨어 졌다. 그것은 한 편의

시였다. 난 이 시를 엄마가 쓴 것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작품인데

엄마가 애송하던 것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내가 아는 유일한 것은 바닥에 떨어진 종이가 이 한 장뿐이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그  시'를 적는다.

내가 죽었을 때 내가 남긴 것들을 네 아이들에게 주라.

울어야만 하거든 네 곁에 걷고 있는 형제들을 위해서 울어라.

너의 두 팔을 들어 누구든지 껴안고

내게 주고 싶은 것들을 그들에게 주라

난 너에게 무엇인가 남기고 싶다.

말이나 소리보다 더 값진 어떤 것을

내가 알았던,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속에서 나를 찾아라

네가 만일 나 없이는 살 수 없거든

나로 하여금 너의 눈. 너의 마음. 너의 친절한 행동 속에서 살게 하라.

너의 손으로 다른 손들을 잡고

자유로울 필요가 있는 아이들에게 자유를 줄 때

너는 나를 가장 사랑할 수 있다.

사랑은 죽지 않지. 사람들도 그렇고.

따라서 내가 너에게 남기는 것은 오직 사랑뿐,

내 사랑을 모두에게 주어라.

 

시를 읽으면서 아버지와 나는 미소를 머금었다. 엄마의 존재가 바로

곁에서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아침이었다.

  존 웨인 쉘레터